https://news.v.daum.net/v/20200713175603168
'공정'이란 무엇인가 / 김범수
이러한 논란을 보며 우리 사회가 ‘공정’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이 롤스의 분배적 패러다임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든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롤스는 그의 저서 <정의론>에서 다음과 같은 세가지 정의의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는 ‘최대한의 자유 평등 원칙’으로 정치적 자유, 결사의 자유, 사상의 자유 등 기본적 권리와 기회가 모든 시민들에게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둘째는 ‘차등의 원칙’으로 기본적 권리와 기회가 모든 시민들에게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하지만 사회의 열악한 위치에 있는 ‘최소 수혜자들’에게 ‘최대 이익’을 보장하려는 목적을 위해 불평등하게 배분될 수 있다는 원칙이다. 셋째는 ‘기회균등의 원칙’으로 모든 사람에게 직책 및 직위에 대한 공정한 기회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청년들의 분노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사회가 ‘공정’에 대한 분배적 패러다임을 넘어서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미국의 유명한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인 아이리스 영은 그의 저서 <차이의 정치와 정의>에서 롤스의 분배적 정의 패러다임을 비판하며 ‘공정’ 개념을 단순히 재화와 기회를 어떻게 공정하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억압과 착취, 차별을 초래하는 제도 개선의 문제로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영에 의하면 분배의 공정성에 초점을 맞춘 롤스의 정의 패러다임은 사회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구조적 억압과 지배의 문제를 간과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분배적 패러다임으로 공정의 문제에 접근할 경우 대학입시의 기회균형전형과 공무원 임용 인종별 최소인원 할당 등과 같이 기존 사회 제도의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소수자 배려 정책’(affirmative action)은 항상 ‘기회의 균등’ 관점에서의 불공정과 역차별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영은 현대 사회의 ‘공정’과 ‘정의’ 개념이 단순히 분배의 공정성 문제뿐 아니라 착취, 주변화, 소수자 무력화, 문화 제국주의, 폭력 등 사회의 구조적 억압과 제도적 차별을 해소하는 데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영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검색요원 정규직화는 ‘기회의 균등’이라는 측면에서는 ‘불공정’일 수 있지만 차별적인 비정규직 제도의 개선이라는 측면에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사회가 ‘기회의 균등’ 차원에서의 공정성뿐만 아니라 억압과 차별적 제도의 개선이라는 측면에서의 공정성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정'이란 무엇인가 / 김범수
이러한 논란을 보며 우리 사회가 ‘공정’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이 롤스의 분배적 패러다임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든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롤스는 그의 저서 <정의론>에서 다음과 같은 세가지 정의의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는 ‘최대한의 자유 평등 원칙’으로 정치적 자유, 결사의 자유, 사상의 자유 등 기본적 권리와 기회가 모든 시민들에게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둘째는 ‘차등의 원칙’으로 기본적 권리와 기회가 모든 시민들에게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하지만 사회의 열악한 위치에 있는 ‘최소 수혜자들’에게 ‘최대 이익’을 보장하려는 목적을 위해 불평등하게 배분될 수 있다는 원칙이다. 셋째는 ‘기회균등의 원칙’으로 모든 사람에게 직책 및 직위에 대한 공정한 기회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청년들의 분노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사회가 ‘공정’에 대한 분배적 패러다임을 넘어서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미국의 유명한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인 아이리스 영은 그의 저서 <차이의 정치와 정의>에서 롤스의 분배적 정의 패러다임을 비판하며 ‘공정’ 개념을 단순히 재화와 기회를 어떻게 공정하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억압과 착취, 차별을 초래하는 제도 개선의 문제로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영에 의하면 분배의 공정성에 초점을 맞춘 롤스의 정의 패러다임은 사회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구조적 억압과 지배의 문제를 간과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분배적 패러다임으로 공정의 문제에 접근할 경우 대학입시의 기회균형전형과 공무원 임용 인종별 최소인원 할당 등과 같이 기존 사회 제도의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소수자 배려 정책’(affirmative action)은 항상 ‘기회의 균등’ 관점에서의 불공정과 역차별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영은 현대 사회의 ‘공정’과 ‘정의’ 개념이 단순히 분배의 공정성 문제뿐 아니라 착취, 주변화, 소수자 무력화, 문화 제국주의, 폭력 등 사회의 구조적 억압과 제도적 차별을 해소하는 데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영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검색요원 정규직화는 ‘기회의 균등’이라는 측면에서는 ‘불공정’일 수 있지만 차별적인 비정규직 제도의 개선이라는 측면에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사회가 ‘기회의 균등’ 차원에서의 공정성뿐만 아니라 억압과 차별적 제도의 개선이라는 측면에서의 공정성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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